"Slightly Out of Focus"는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직역하면 "약간 빗나간 초점"정도가 될 것 같다. 우선 사진 한 장을 감상해 보자.
사진을 보면 무언가 흔들렸다는 느낌이 든다. 사진기를 쥔 손이 떨린 것 같지 않나? 이걸 기가막히게 캣취해서 번역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책(Slightly Out of Focus)의 번역자이다. 그는 이렇게 번역하였다.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난 원래 기자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터에 가서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는 줄만 알았다. 누가 이런 것을 시작했다는 것은 별로 생각도 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누군가 이와 같은 정신을 만들어내고 실천해낸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로버트 카파(
Robert Capa)이다.
로버트 카파는 스페인 내전에서 최전선에서 사진을 촬영하여 "Life"에 게재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그는 그 이후에 2차대전, 중동전쟁,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에서 사진을 찍으며 전설적인 보도 사진가가 되었다. 그는 군인도 아니지만 그의 인생의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냈다.
존 스타인 벡이 남긴 "Slightly Out of Focus"의 책 서문을 보면, 로버트 카파를 이렇게 평한다. "그의 사진은 우연에서 나온 것은 없다. 그의 작품이 갖는 감동은 엉터리 가락으로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움직임과 밝음과 함께 슬픔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상까지도 찍을 수 있었다. 그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것은 또한 카파 자신의 세계이기도 했다."
로버트 카파는 도박과도 같은 심정에서, 그리고 쉽게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며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선봉대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였다. 앞에 소개한 사진은 그 때 촬영한 것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해서 유일하게 보도된 사진이다. 그는 그때의 무서운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잠시 쉬었다. 그러나 이것이 잘못이었다.
필름이 없는 빈 사진기가 손에서 떨고 있었다. 예기치 않은 새로운 공포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나를 떨게 하고 있었다. 얼굴마저 일그러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배낭에 붙어있는 야전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삽끝에 돌이 걸렸다. 서둘러 돌을 파냈다. 주위엔 죽은 병사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옆으로 누운채 꼼짝않고 있었다. 다만 바닷가의 시체가 밀리는 파도에 두이굴고 있을 뿐이었다.
전쟁터를 종횡무진 했던 카파에게 항상 행운이 깃들였던 것은 아니였다. 1954년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에서 그는 지뢰에 의해서 숨을 거두게 된다. 그는 죽음으로 그의 신념을 세상에 더 강하게 알리게 되었다. 목숨을 무릅쓰고 최전선에 뛰어드는 기자정신을 우리는 지금 "Capaism"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로버트 카파는 이밖에도 중요한 업적을 남기는데, 그것은 "
Magnum Photos"라는 사진가 집단의 창립이다. 카파는 항상 자신의 사진이 잡지의 편집자에 의해서 무시되거나, 왜곡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져왔다. 그래서 편집으로부터의 자유, 자신들의 사진의 권리 확보를 위해서 동료들과 Magnum Photos를 설립하게 된다. Magnum Photos는 현재 세계 최고의 엘리트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단체가 되어, 카파의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다.. 외국 잡지나 신문을 보면 가끔 사진에 Magnum이란 마크가 찍혀있는데, 이것은 모두 그들의 작품이다. (
http://www.magnumphotos.com)
자신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그것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한 로버트 카파는 사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진을 찍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멋진 말을 남겨주었다.
"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
"만약 당신의 사진이 흡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
Reference
1.
http://en.wikipedia.org/wiki/Robert_Capa
2.
http://en.wikipedia.org/wiki/Magnum_Photos
3.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민영식역, 조선일보사, 1990년 7월 1일
4. 매그넘의 역사적 고찰, 이기명
Special Thanks to 위대한 사진가를 소개해준 K군
여담1. 참고로 Slightly Out of Focus의 일본어 번역은 약간 핀나감(ちょっとピンぼけ)
여담2. 내가 실험하다가 Slightly Out of Focus해도 누군가 알아줄까? 하하
Posted by como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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